[희망의 끝이 보이듯, 그날 아침 겨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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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reo
Date 25-06-0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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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끝이 보이듯, 그날 아침 겨울이
[희망의 끝이 보이듯, 그날 아침 겨울이 찾아왔다. 씻으려고 막사를 나간 순간 우리는 그것을 알았다. 첫새벽에 일을 하기 위해 점호 마당에 모였을 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첫눈발이 휘날리는 것을 보고 우리는 작년 이맘때, 이 수용소에서 다시 겨울을 맞을 거라고 그들(경비대원)이 말해줬다면 아마도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조망을 건드려보려 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희망의 잔재가 남아있지 않다면, 지금도 철조망 쪽으로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 돌베개, 2007, 189-190쪽).위에 옮긴 글은 이탈리아 화학자 프리모 레비(1919-1987)가 전쟁 끝 무렵 아우슈비츠 수감자들의 지치고 힘든 마음을 그려낸 대목이다. 레비는 아우슈비츠에서의 한계 상황을 증언한 여러 귀한 기록들을 남겼다. <이것이 인간인가>(초판 1947),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초판 1986) 등은 독자들로 하여금 삶과 죽음, 선과 악의 문제 등을 곰곰 생각해보도록 이끈다. 레비에 따르면, 수용소 사람들의 목숨을 이어가도록 만든 것은 '희망'이었다. 언젠가 살아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아버린 사람은 '무슬림'(삶을 포기한 사람, 수용소의 은어)이 돼 얼마 못가 죽었다.레비, "살아남았기에 부끄러움을 느꼈다"1945년 1월 하순 소련군 제60군 제100사단을 선두로 3개 사단이 아우슈비츠 수용소 쪽으로 다가갔다. 수용소 경비와 운영을 책임진 나치 친위대(SS)는 시신 소각장 등 시설물들을 폭파하고 불태웠다. 전쟁범죄의 증거를 없애려는 시도였지만, 서둘러 도망치느라 다 없애진 못했다. 경비대원들은 수감자 가운데 걸을 수 있는 5만 8000명을 데리고 떠났다(이송 과정에서 추위와 굶주림으로 많은 이들이 죽었기에 '죽음의 행진'이란 이름이 붙었다).1945년 1월27일 오후 소련군이 아우슈비츠를 접수했을 때, 그곳엔 병약해 곧 쓰러질 듯한 수감자 7000명이 누더기를 걸친 채 남아 있었다(그들 가운데 몇 백 명은 그 뒤 며칠 안에 숨을 거두었다). 그 7000명 가운데 한 사람이 프리모 레비였다. 친위대가 아우슈비츠에서 떠날 무렵 몸이 아파 병실에 누워있었기에 '죽음의 행진'을 피할 수 있었다.위에 옮긴 글처럼, '희망'을 품고 고난을 견뎌온 레비였다. 하지만 막상 [편집자주] 형사, 수사, 경비, 정보, 교통, 경무, 홍보, 여청 분야를 누비던 왕년의 베테랑. 그들이 '우리동네 경찰서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행복 가득한 일상을 보내도록 우리 동네를 지켜주는 그들. 서울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는 경찰서장들을 만나봅니다. 관악경찰서 최인규 총경.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진 2020년, 세계 각국에서 동양인을 겨냥한 혐오 범죄가 잇따랐다. 영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런던 히드로공항과 피커딜리 서커스 광장, 에든버러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현지인에게 이유 없는 폭행과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했다. 2020~2024년 주영국대사관에서 경찰주재관으로 근무한 최인규 관악경찰서장(사진·52)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최 서장은 우선 피해자 지원에 주력했다. 피해자들과 대면 또는 전화 상담하고, 수사기관 신고 방법과 24시간 긴급 연락망을 안내했다. 필요한 경우엔 에든버러 등 피해지역에 직접 방문해 상담했다. 런던경찰청장과 직접 만나 인종혐오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피해자를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2021년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향한 극성 축구팬들의 온라인상 인종차별 공격이 벌어졌을 때에도 바삐 움직였다. 영국 외교부에 외교 서한을 보내고, 런던경찰청 관계자들과 해당 사건 관련 회의를 열어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영국 경찰은 수사를 벌여 피의자 10여명을 검거했고, 손흥민에 대한 사과문을 받아냈다. 최 서장은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 구단과 손흥민을 사랑하는 축구팬들이 당시 적극적으로 행동을 취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 경찰서장으로 돌아온 관악 '토박이'… 지역맞춤·주민참여 치안 강화 ━ 최인규 관악경찰서장(왼쪽 3번째)이 주민들과 함께 순찰 활동을 펼치는 모습. /사진제공=관악경찰서. 런던에서의 생활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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